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나무 옆 의자/2021
안녕하세요. 아까시입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땐 술술 익히는 책이나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영화가 최고입니다. 적어도 저한테는요.
요즘 해결되지 않은 일이 저를 속 썩여 아무 생각 없이 기분 전환할 일이 필요했어요.
예전 아이 낳기 전엔 아무 때곤 책 읽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일부러 책 읽는 시간을 내야 해요. 그러다 중간에 끊기면 이어서 읽기가 힘들고요. 그런 저에게 이 불편한 편의점은 재미와 위로까지 준 즐거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카페 회원의 추천글에서였습니다. 그 글에 달린 댓글마다 너도나도 다 추천해주시니 저도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히 제가 애용하는 전자책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었고 그날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책 소개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ktx 열차 안에서 본인의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깨달은 염여사는 기억을 더듬어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것을 기억해냅니다. 지갑을 찾아주겠다는 노숙자 독고를 만나기 위해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간 염여사는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의 지갑을 되돌려준 독고의 선한 마음을 보고 본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하도록 합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여사와 그곳에서 일하는 편의점 직원, 그리고 그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킵니다.
살다 보면 내 맘대로 되는 것 하나도 없고 다른 사람들은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고만 있는 거 같은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그렇지 않죠. 각자 나름의 걱정과 불안을 짊어지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여기 소설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그저 돈만 버는 사람으로만 인식되는 가장, 취준생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기보다는 한낱 아르바이트 생활에 안주하는 알바생, 본인만 생각하는 한심한 자식을 둔 부모, 이 외 여러 가지 나름의 사연을 이 편의점 야간알바생인 독고를 만나면서 나름의 해결방법을 찾습니다.
남들에게는 이상하고 불편한 독고의 행동들이 결국엔 본인들의 꼬인 인생을 풀어가는 해답이 되었다는 걸 깨달으면서 각자의 삶이 따듯해지고 환해집니다.
어디에나 있을법한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따듯한 마음을 가진 소설 속 인물 독고와 편의점 주인인 염여사의 행동으로 내 삶의 짐도 이들과 같은 사람을 만나서 숨통이 트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지막엔 독고에 대한 반전 이야기도 남아 있으니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살다 보면 그냥 지나쳐가는 관계도 많은데요. 나의 힘듦으로 남의 고통은 부러 무시할 때도 많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행동으로 도움이 될 일은 꼭 있다 생각됩니다. 작은 소통으로 삶은 조금씩 유연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행동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 불편한 편의점 추천합니다.
기억의 문장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2권도 나왔다는데 직접 구입이 아닌 이상 쪼금 기다려야겠더군요. 2권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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